오늘도, 피크닉

차 타고 나가면 바다까지 5분인데, 일출을 안 볼 수 없지! 셋째 날 아침엔 좀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러 광치기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일출시간을 검색해보니 6시 30분이란다. 5시 50분에 일어나기로 하고서, 이야기하다가 두 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광치기해변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왔는데 하늘엔 이미 어둠이 가시고,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늘에 가득한 조각구름마저 운치있어 보이는 것..!



일출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해가 이렇게나 빨리 움직이다니! 그 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타임랩스로 담아본다. (찍고 나서 의미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왠지 뿌듯하다.) 해 뜨는 내내 핸드폰을 쥔 채 가만히 서있으려니 슬슬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져간다. 10월 중순인데도, 새벽의 해안가는 이렇게나 춥다. 언니가 머플러 안 챙겨줬음 어떡할 뻔 했는지!



겹겹이 완전무장한 김여사



안녕, 성산일출봉! 아쉽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련다.


@스타벅스 성산DT점


해가 완전히 뜬 후엔 꽁꽁 언 몸을 녹이러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스벅으로 향했다. 간 김에 선물로 줄 스벅 제주 굿즈도 구입하고(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로는 성산일출봉이 그려진 에쏘 머그잔을 샀다 :D), 제주 한정메뉴를 주문했다. 녹차 베이글은 나쁘지 않았는데, 당근케익은 정말.. 두 입은 먹고싶지 않은 맛.



해맞이를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 한숨 자고 나와 성산리에서 월정리로 이동하는 길에 찍은 것들.


@월정리 해변


그렇게 월정리 해변에 도착했다. 



월정리 해변에서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니 굿즈샵이 더러 보였다. 



모 굿즈샵 마당에서 만난 녀석.



점심을 먹고 나와 츄러스 사먹으러 들어간 카페에서 찍은 것들.

점심으론 해물라면과 보말칼국수를 먹었는데, 왠지 디저트를 먹지 않으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희연 (동굴카페)


사실... 몰랐다. T_T 다희연에서 '라이트아트페스타'라는 걸 하고 있다는 것을. 녹차밭이 있다는 것만 알고,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으려나 하면서 간 거나 다름 없었는데, 관람티켓을 지불하고 팜플렛을 받아 들고서야 알았다. 아뿔싸. 그래도 일단 입장하기로 했다. 으슬으슬 추워지기에 따뜻한 것 좀 마실 겸, 초입에 있는 동굴카페로 들어갔다.



동굴카페 천장에는 이렇게 생긴 외계생명체가 매달려 있다. 실제론 크게 부풀었다, 작아졌다 반복하는 풍선같은 조형물이라 더욱 생동감 있다... 개인적으로는, 동굴 특유의 습한 냄새(?)와 답답함 때문에 동굴 속에서의 경험이 별로 즐겁지 않다. 더구나 그곳이 음식을 먹는 장소라면 말이다. 주문한 음료를 빨리 마시고, 금방 일어났다.



아쉬운대로, 길 따라 슬슬 걷기로 했다. 빛의 축제인데 심지어 벌건 대낮에 왔다니. (정말이지, 빛이 들어온 조형물은 단 1도 없었다.. 따흑T_T) 엄마랑 같이 있으니 짚라인을 탈 것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낮시간에 온 덕분인지 걷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좋았음.



예쁘게 다듬어져 있는 녹차밭



다희연을 마지막으로, 예약해둔 공항 근처 에어비앤비 숙소에 가는 걸로 셋째날도 저물었다. 




[2018년 10월, 동제주 여행 루트]

https://goo.gl/Df5FwF